익산시 상하수도사업단 최양옥 단장이 지난 9월 16일부터 약 8일간 금강물을 공급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오늘(12일) 오후 2시 익산 신흥정수장 홍보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최양옥 단장은 "먼저 시민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고개 숙여 사죄한 뒤,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 익산시 상하수도사업단 최양옥 단장이 익산시민을 향해 머리숙여 사죄하고 있다.(사진 = 오명관)

최양옥 단장은 "익산시 상하수도사업단에서는 40년 만의 극심한 가뭄에 절실한 심정으로 조금이나마 대아수계(경천저수지, 동상저수지, 대아저수지) 상수원 확보 기간을 연장하고 향후 대아수계 고갈에 따른 제한급수를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강물에 대한 정수처리에 대비하고자 대아수계와 금강물을 혼합해 지난 9월 16일부터 25일까지 휴일을 제외한 8일간 시장에게 보고도 없이 자체 판단으로 수돗물을 생산해 공급한 일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2001년 故 조한용 전 시장 당시 금강물에서 할로초산이 검출돼 시민연합 대표로써 시민 건강권을 수호했던 현 박경철 시장의 강력한 의지와 달리 급한 마음에 금강물을 혼합해 수돗물을 생산해 공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이로 인해 시민 여러분께 불안과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또한 향후 어쩔 수 없이 금강물에 의한 수돗물을 생산.공급하게 된다면 반드시 시민 여러분의 동의를 얻은 후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대아수계와 금강물을 혼합한 원수의 경우 하천수 생활환경 기준 2등급(약간 좋음)으로 정수처리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생산된 수돗물 또한 먹는물 수질기준에 모두 적합했다"고 최 단장은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하시고 수돗물을 사용하시길 바라며, 또한 가뭄 극복을 위해 수돗물 절약 운동에도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면서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또 다시 사죄했다.

▲ 익산시 상하수도사업단 최양옥 단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 = 오명관)

최양옥 단장은 "농어촌공사의 경우 대아수계 용수의 목적이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것으로 향후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익산시에 대한 안정적 용수 공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는 말로 앞으로 식수 확보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생활용수 공급을 주목적으로 하는 수자원공사 용담댐의 경우에는 2016년 6월까지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어 현재 용담댐 광역상수도를 전량 공급받는 전주, 군산, 완주, 김제와 전라북도 일부 다른 시.군은 가뭄에 따른 문제가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최 단장은 "특히 신흥정수장 반경 1km 이내에는 불산, 질산, 황산 등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화학공장 등이 10여 개 위치하고 있어 만일의 재난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중국의 텐진사고와 같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익산시에서는 이러한 재난과 재해에 강하고 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박경철 시장 취임 후 광역상수도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광역상수도 전환을 위한 익산시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 용역비가 확보되지 못하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기 그지 없다"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양옥 단장은 "광역상수도 전환은 지금 시작해도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되며, 우리 상하수도사업단에서는 광역상수도 전환이 지연되는 모든 책임을 통감해 시민공감대 확산 노력으로 조속하게 광역상수도 전환이 추진 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비가 오지 않을 경우에는 11월 이후부터는 안정적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발생 할 수 밖에 없다"며 "광역상수도를 아무리 최대로 증가해도 광역상수도와 자체 정수장의 송수관로가 연결돼 있지 않아 안정적 수돗물 공급에는 한계가 있으며, 자체 정수장을 운영하지 않고는 불가피하게 제한 급수를 피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제한 급수와 금강물을 통한 수돗물 생산 공급 여부를 결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면서 "만약 그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시의회 등과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신흥정수장의 모습(사진 = 오명관)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본 기자는 "시장과 단장에게 보고도 없이 금강물을 끌어온 직원에 대해 징계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물론 그에 합당한 조치는 내리겠지만 징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농어촌공사에서 일방적으로 물을 줄여 공급하는 바람에 물 부족 현상이 생겨 명절을 앞두고 물 공급이 끊기게 되면 큰 불편을 끼치게 될 것을 우려한 행동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모든 책임은 상하수도사업단장인 제가 지는 것이므로 만약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그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본인이 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양옥 단장은 "물부족 현상이 생긴다면 대아수계의 물을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금강물을 끌어와 공업용수로 공급하고, 대아수계 물은 오로지 생활용수로 공급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면 당분간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