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정치권은 연일 금강물을 취수한 것에 대해 비난을 일삼고 있는 지금, 심각한 물부족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모를 일에 대해 대비책은 없어 보인다.

말 그대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사자성어가 현재로써는 꼭 맞는 듯 하다. 익산시와 익산시의회 등 정치권은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익산시민들은 물부족 사태로 단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데 말이다.

식수로 적합하지 않은 금강물을 끌어 온 익산시는 분명 잘못했고 또한 잘못을 인정한 후 물부족 사태에 대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로써는 그 어떤 대안도 없는 상황이므로 익산시의회도 비난은 하되 그에 따른 대책이나 물을 어디서 끌어 올 지에 대한 대안도 내놓아야 한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가뭄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엘니뇨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동태평양 적도 부근에 해당하는 페루 연안의 해수면 온도가 평균 2도 올라 세계적인 가뭄이 내년 1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어 1997년 이후 18년 만에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와 심각한 가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해 장마철에 비가 최근 5년간 평균보다 훨씬 못미치게 내렸고, 또한 비를 몰고 오는 태풍마저 오지 않아 물이 매우 부족한 상태다. 이는 익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물을 얻어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익산시민뉴스]는 지난 5년간의 강우량과 대아수계 저수량 및 저수율을 알아봤다.

전주기상청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0월~2011년 3월 189.5mm, 2011년 10월~2012년 3월 267.2mm, 2012년 10월~2013년 3월 324.5mm, 2013년 10월~2014년 3월 231.8mm, 2014년 10월~2015년 3월 315.2mm의 강우량을 보였다.(아래 표 참조. 올해 10월부터 내년 봄철까지 물부족 상황을 감안)

각 년도별 우기라 할 수 있는 4월부터 9월까지의 강우량도 살펴보니 2010년 1천156.2mm, 2011년 1천371.4mm, 2012년 1천75.5mm, 2013년 997.1mm, 2014년 874.8mm를 보였고, 올해는 466.2mm로 지난해 보다 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리고 2011년부터 올해까지 강우량이 매년 적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커 안정적으로 물 공급을 받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졌다. 지금 당장보다는 먼 미래를 생각할 때이다.

현재 2015년 10월임을 감안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월의 강우량도 살펴봤다. 2010년 41.5mm, 2011년 34.6mm, 2012년 59.2mm, 2013년 25.6mm, 2014년 101.1mm 그리고 올해는 10월 13일 현재 58mm의 강우량을 보였다.

10월의 강우량만 보면 최근 6년 중 올해가 3번 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우기라 할 수 있는 4월부터 9월까지의 강우량이 466.2mm로 매우 적었기에 대아수계 최근 5년간의 저수율이 매우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10월 12일 기준으로 대아수계(경천저수지, 동상저수지, 대아저수지)의 저수량과 저수율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각 저수지의 유효저수량은 경천저수지 2천534만6천 톤, 동상저수지 1천124만1천 톤, 대아저수지 5천464만6천 톤으로 총 9천123만3천 톤이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저수량과 저수율을 각 저수지별로 확인해보니, 경천저수지는 2011년 1천244만5천 톤으로 49.1%, 2012년 2천415만5천 톤으로 95.3%, 2013년 1천675만4천 톤으로 66.1%, 2014년 1천822만3천 톤으로 71.9%인 반면 올해는 577만9천 톤으로 22.8%를 보이고 있다.

동상저수지는 2011년 474만2천 톤으로 42.2%, 2012년 712만3천 톤으로 63.4%, 2013년 980만2천 톤으로 87.2%, 2014년 704만8천 톤으로 62.7%인 반면 올해는 372만1천 톤으로 33.1%를 보이고 있다.

대아저수지는 2011년 3천68만9천 톤으로 56.2%, 2012년 3천165만1천 톤으로 57.9%, 2013년 1천229만5천 톤으로 22.5%, 2014년 1천508만2천 톤으로 27.6%인 반면 올해는 360만7천 톤으로 6.6%에 그치고 있다.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10월에 비가 올 확률을 보니, 이달 말까지는 비소식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11월인데 기상청 홈페이지 자료에 의하면, 평년보다 조금 많게 내릴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평년보다 많이 내린다고 해도 100mm 이하일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이는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라는 점에서 현재 대아수계에 있는 물을 무작정 내려 보낼 수 없는 처지다.

농어촌공사는 저수량이 1000만 톤 이하로 떨어진다면 더 이상 방류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비가 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지속적으로 방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농어촌공사에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더 이상 방류를 하지 않는다면, 익산시는 심각한 물부족 사태를 맞이하게 돼 방법이 없다. 현재 수자원공사에서 최대 7만 톤 가까이 받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수압을 견디지 못한 관로가 터질 수 있어 이 또한 더 늘려서 무작정 받기도 힘들다.

10월 12일 현재 익산시는 신흥정수장과 금강정수장 자체 정수한 5만4천여 톤의 물과 수자원공사 7만1천여 톤의 물 그리고 공업용수 2만여 톤의 물로 총 14만6천여 톤의 물이 하루 사용량이다. 수자원공사로부터 추가적으로 물을 공급받지 못했다면 아마도 제한급수를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익산시는 수자원공사와 맺은 공급계약은 하루 최대 5만5천 톤이다.

저수지의 저수량이 풍부할 때에는 보통 10만여 톤에서 최대 12~3만여 톤을 방류했지만 현재는 5~6만여 톤만 방류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가뭄이 지속되면 이 마저도 어떻게 될 지 모를 상황이기에 하루빨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대아수계의 물을 공급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가정 하에 어떠한 물을 끌어다 공급할 지 정치권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