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발제내용과 패널들의 주장 내용은 지난 5일(목) 익산 북일교회에서 익산시 영유아교육평등대책위원회(이하 영유아교육대책위) 주최로 가진 토론회 내용을 그대로 발췌해 옮긴 것입니다.

순서는 발제자인 김용님 대변인을 비롯 윤영수 전 원광대법대외래교수, 신애란 어린이집 교사 대표, 황정금 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 김득수 유치원총연합회 법령입안이사,  김성미 어린이집 학부모 대표, 이계순 어린이집 대표, 백선영 유치원 학부모 대표, 정지현 유치원 교사 대표.

오늘(17일자 저녁)은 발제자인  김용님 익산리라자연유치원원장, 서해대 겸임교수(익산시 영⋅유아교육평등대책위원회대변인)의 발제내용만 싣고 내일(18일자 저녁)은 나머지 패널들의 토론 내용을 지상중계 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김용님 대변인의 발제 내용입니다.

▲ 익산시 영유아교육평등대책위원회(이하 영유아교육대책위) 주최로 지난 5일 저녁 7시 30분부터 익산 북일교회에서 익산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 학부모 등 약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시민대토론회를 가졌다.(사진 = 오명관)

공교육이란 국가사회가 형평성 있는 공적 자금을 지불하여, 차별 없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수요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공공의 교육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유아교육은 전체 유치원의 80%를 사립유치원,어린이집이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교육비 부담률이 40%를 밑도는 사립유치원,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은 외면하고 엄청난 비용을 요하는 공립유치원의 설립확대에 관심을 갖는 것은 공교육확대 발전과는 거리가 먼 주장이고 정책이다.

지방교육청이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진정성 있게 주장하려면 먼저 사립유치원, 어린이집의 원아 교육비에 대한 국가의 부담률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사립에 속한 대다수 유아들에 대한 교육비 지원은 동결한 채 코끼리 비스켓에 불과한 공립유치원 몇 개를 세운다고 해서 유아교육이 공교육화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명백한 사실이다.

한편 교육부는 ‘도시개발 사업 등에 의한 인구 유입지역의 공립유치원 유아 수용 규모를 초등학교 정원의 4분의 1이상에서 8분의 1이상으로 변경‘하는 <유아교육법>시행령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그 막대한 국민 혈세를 투입해서 단설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것인지 공무원의 일자리 보존이나 인사를 챙겨주기 위한 것인지, 그 진실을 익산 시민들과 함께 밝히고자 한다.

익산은 급격한 인구감소지역으로 타 지역처럼 인구유입도 없다. 익산시의 경우 영⋅유아 수가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500여명 급격한 출생률감소로 2015년 현재 사립 정원수는 16,847명인데 반해 이용원아수는 12,242명으로 4,605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휴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공립의 원아수용률은 약20% 수준인데 OECD(2011)유아교육 단계의 공립 유아비율 평균 72.28에 근접하지 못하므로, 공립의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각 나라마다 복지에 대한 인식이나 유아교육의 출발배경, 영유아에 대한 지원 방법과 수준이 다른데도 정부가 OECD 평균을 목표삼아 따라잡기에 나서야 하는지 의문이다.

교육의 선택권은 학부모가 갖고 있어야 한다.

부모는 유치원을 선택할 때 많은 요소를 고려한다. 유치원의 교육 프로그램. 교사의 자질과 역량, 시설 규모, 급식의 안전성 등 다양하다. 여기서 교사의 자질과 열정, 급식의 안정성은 중요한 요소이다.

교육의 질적 수준을 중시하는 부모라면 단연 유치원이 어떠한 커리큘럼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지를 체크한다. 그런데 누리과정이라는 무상교육이 실시되면서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있다. 유치원 간 서로 교육프로그램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려해도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럼 모든 부모들이 공립 유치원을 원하나 수요자들의 마음은 일률적이지 않다.

돈이 교육기관의 선택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짜 교육비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부모, 교육비는 비싸더라도 교육프로그램 질이나 교사 역량의 우수성을 우선으로 두는 부모, 위생이나 먹거리 안전을 먼저 살피는 부모 등 수요자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설문조사 결과도 그러하다. 기관의 만족도에 대한 조사에서 공립유치원의 학부모는 ‘저렴한 교육비용’을 사립이 학부모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가장 많이 꼽았다. 즉, 마치 모든 부모들이 교육비가 싸기만 하다면, 공립이라면, 무조건 줄을 설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또한 취학 전 유아를 둔 부모들의 공립유치원에 대한 선호도가 사립유치원, 어린이집에 비해 낮고, 실제로 사립유치원 부모가 공립유치원 부모보다 만족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현 주소는 사립유치원이 오히려 공립유치원보다 교육서비스가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Ⅲ. 교육의 질

유아의 발달 단계상 학교라는 공교육체제보다 선생님이 아닌, 어머니 같은 보살핌이 최적의 환경이다. 전인교육을 필요로 하는 유아기의 특성을 감안할 때 학교라는 체제로 들어가기 전 유아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충분히 살려서 지도할 수 있는 사립의 특성이 있다. 선생님이 아닌, 어머니 같은 보살핌이 최적의 환경이다. 사립은 시설이나 환경 등 110여 년의 역사와 책임감이 있다.

다양성과 개별성을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유아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다.

그러나 단설의 경우에는 국비를 받아서 운영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이나 의견수렴이 자유롭지 못하고, 획일적인 통제교육이라 반영되기도 어렵다. 그에 비해서 사립은 학부모와 아이들의 다양한 요구를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다.

특수아, 장애아동의 통합운영을 위해 물리적, 재정적, 인적자원을 사립에게도 지원하여 주면 일반아동과 같이 교육받을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익산시 단설유치원 설립 추진의 문제점

단설유치원은 공짜교육이 아니다.

무상교육, 공짜교육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모든 유아가 부모 돈 쓰지 않고 국가의 세금으로 공짜 교육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준 듯하다. 특히 단설유치원에 지원해주는 국가 재정은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한정된 유아교육재정이 단설 시설 늘리기에 비효율적으로 사용된다면 다른 답이 나올 것이다 수요자들은 국가 교육재정이 효율적으로, 사회의 전체 효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쓰이길 원한다.

문제는 정부가 공립 확충에 따른 예산, 국가 살림 가계부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몇 명의 극소수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기위해 수많은 사립의 학부모들이 세금을 내주고 있는 현상이다.

유아교육의 획일화와 통제는 수요자 선택권 박탈과 연결된다. 공짜교육이라고 발수 칠 때가 아니다. 무상교육과 공립유치원 확대 뒤에 숨은 함정을 발견해 국가 재정에 대한 위험성을 함께 인식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원아 1인당 월평균 교육비는 단설유치원이 가장 많이 든다.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단설 785,423원, 병설 616,070원, 사립553,575원 순이다. 이는 대부분 인건비 때문에 생기는 차이다. 단설 유치원 시설에 투자한 70~80 억원은 고려하지 않은 순수한 교육경비만 비교한 수치이다. 시설 투자비를 감안하면 단설유치원의 월평균 교육비는 1백만 원을 상회한다고 보아야 한다.

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면 20~30만원 정도만 지원받고 나머지는 개인의 부담인데, 공립 병설유치원에 보내면 616,070 전액을 지원받고, 공립 단설유치원의 경우 시설 투자에 들어간 혜택(약 1백만원)까지 모두 받는 셈이다. 똑같은 세금을 낸 학부모지만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세금이 공립유치원 원아를 지원하는 셈이다. 우선 당장은 학부모 호주머니에서 내지 않으니 공짜라고 착각할 수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단설 설립은 국민세금을 쏟아 붓는 낭비

공립 단설 유치원 1개당 설립에만 수십억 원 세금이 투입되는데 공립단설은 2008년 100여개에서 2014년 230여개로 증가했다. 공립은 사립에 비해 교직원 인건비, 운영 및 교육여건 개선비 대부분을 국가 지원으로 충당하므로, 공립 신설 증가는 보이지 않는 세금 뒷돈을 계속 쏟아 붓는 것이다.

그럼 정부가 공립 유치원 수 증가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정부가 모든 계층에 대한 교육비 지원 즉 무상교육과 국공립 유치원 신증설에 사업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정부의 접근 방식이 생색내기용 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유아교육에 열심히 뛰고 있다는 눈으로 바로 확인되는 일들이다.

문제는 전 계층 무상교육 지원과 공립유치원 확대가 막대한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예산을 투입하는 자체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예산 대비 사업의 효용성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의 문제이며 유아교육의 결과는 적어도 십 수 년 뒤에 나타나고, 또 다른 취지인 저 출산 해소는 예산을 수 조원 들더라도 출산율을 높이기란 쉽지 않은 사안이다. 유아교육에 대한 지원과 사업이 활발한 현 시점에서 전면 무상교육 실시와 공립유치원 증대로 인한 유치원 현장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립 단설⋅병설 유치원 신설에 따라 늘어나는 예산은 시설 증개축 비용뿐만이 아니다. 각 공립 유치원에 대한 교원을 증원해야 한다. 이들 모두 교육 공무원이다. 공무원 인건비가 들어간다. 공립유치원을 지원하기 위한 행정직원 등의 고용은 별도로 추가된다. 지난 5년간 4조원을 추가로 투입하여, 연간 2만 여명의 아이들이 공립유치원에 더 다니게 되었다.

유치원 교원 수는 4년 전에 비해 1만 2천명 이상 늘었다.(3만 6461명에서 4만 8530명으로 증가) 아이들을 위한 공립유치원인지, 교직원 일자리를 위한 공립 유치원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리 유치원의 경우 112명 원아에 20∼25명의 교육공무원이 있다.

80억의 진실

익산에 와 있지도 않은 80억을 다른 시도로 보낼 거냐며 현수막을 걸었는데. 이는 특별교부금이나 지방재정보통교부금 등 일반시민이 자세히 모르는 부분을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시민을 혼란시켜 갈등을 야기 시킨 것이다.

80억은 익산 교육지원청이 이해 당사자 간의 갈등이 없을 때 언제든지 상정하여 교과부에 신청하면 따로 80억이 오는 게 아니라 전북교육예산 총액에 포함되어 내려온다. 전북 총 교육예산외에 더 오는 것도 아니고, 타 시도로 가는것도 아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익산교육청은 시민을 혼란속에 빠트렸고 갈등을야기 시켰다.

그렇지 않아도 전북은 학급당으로 오던 예산이 학생 수로 오기 때문에 약 300억 이상이 감액되어 내려오는 전북교육예산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다면, 단설 설립으로 그 막대한 국가예산을 소수를 위해 이렇게 다수의 유아를 비롯한 각급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헌법은 인권 및 경제적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다.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는 말뿐이 아니라 공공의 공의로운 수요자의 평등한 선택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 따라서 예산집행과 선택권은 공립과 사립을 떠나서 국민인 학부모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립의 다양한 교육의 질을 인정해주고, 공립과 사립은 같은 조건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2011년 익산교육지원청에서 단설 설립 추진을 진행할 당시에 초등학교에서 조차도 단설 설립을 반대했었다. 그래서 미루었다가 지금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단설을 반대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던 것인데 하물며 지금은 그 당시에 비해 원아수와 전체 인구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교과부조차 단설설립을 축소하려는 방침인데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시민 갈등까지 조장하는 것을 이의 제기하는 사립의 뜻은 왜 문제가 되는가?

익산교육지원청은 공사립 대결구도를 벗어나 공립은 사립이 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고 사립은 다양성을 개발하는 등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공립만을 선호할 경우 유아교육의 불모지에서 힘들게 지켜온 사립의 공로가 훼손되고 획일적인 교육풍토를 조성하여 장차 균형적 유아발달모순을 초래할 수 있다.

110여 년 동안 사립유치원에서 국가를 대신하여 교육과 보육을 책임져왔는데 지금에 와서 사립을 말살하려는 교육청의 처사에 대해 온 시민과 함께 공분을 금할 길이 없다. 익산교육지원청은 더 이상 익산시민을 대상으로 단설 설립의 문제를 갈등으로 확대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익산교육지원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의 인식의 변화와 익산시민 여러분의 진정 어린 관심과 판단을 기대하며 본 발제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