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서동축제2017이 오늘(14일) 폐막했다.

익산문화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시민은 그리 많아 보이질 않는다.

개막 첫 날인 12일(금)과 토요일인 13일에는 예상보다 관람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본 기자의 주관적 관점이 아닌 모 시의원을 비롯 관람객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다. 특히 13일은 주말이고 퍼레이드가 있던 날이었기에 기대는 했지만 역시나 였다.

10여 년이 넘은 서동축제가 지금도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본 기자는 3가지만 짚어 보고자 한다. 이 문제점은 3일간 행사장을 찾아 관람객 약 20여 명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밝히는 내용이다.

첫 째, 서동축제라는 정체성을 모르겠다.

서동축제라고 하지만 그저 어린이들 놀이터와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즉 반대로 어른들은 전혀 즐길 것도 또한 볼 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익산문화재단은 12일자로 '어린이가 즐거운 서동축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 관람객은 "서동축제라고 해서 왔는데 사진 찍을 수 있는 몇 가지 캐릭터가 세워져 있을 뿐 서동을 설명하는 그 누구도 없었고, 온통 먹을거리만 즐비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여기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축제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먹을거리 부스만 즐비하고 체험부스라고 하지만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였다"고 말한다.

▲ 백제 저잣거리 먹거리 장터라고 했지만 아무런 특색도 없어 실망했다는 관람객들이 많았다.(사진 = 오명관)

축제장에 가면 먹을거리를 자주 찾는 편이라고 말하는 한 관람객은 "홍보물에 백제 저잣거리 먹거리 장터가 있다고 해 기대를 안고 찾아 갔더니 하얀 부스에 특별한 먹을거리 조차 없어 매우 실망했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퍼레이드를 지켜 본 한 관람객은 "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둘 째, 축제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지적 중에 하나다. 젊은층의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이들은 최선을 다해 관람객들의 질문과 질타에 묵묵히 대응하고 있었으나 부스 안 의자에 앉아 잡담을 나누는 중년층(?)의 자원봉사자들은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일부 몇 명일 수도 있다.

그래서 본 기자가 안내 부스로 가 홍보물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궁금한 것이 무엇이세요? 등으로 물어보며 도와 주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한 관람객은 "이곳의 축제장의 자원봉사자나 공무원들은 관람객들과의 스킨쉽이 부족해 보인다"며 "젊은층의 봉사자들에게만 맡기고 있는 듯해 보인다"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지적했다.

셋 째, 교통편의가 지금도 부족하다.

관람객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45인승 버스 2대와 25인승 버스 10대(사실 이 부분은 사실인 지 잘 모르겠다)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 전자랜드 사거리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제 시간에 오지 않자 현수막에 적혀 있는 시간표와 시계를 보는 시민도 있었다.(사진 = 오명관)

익산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45인승 버스는 1시간 간격으로 관람객들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각 승차장에서 버스는 제 시간에 도착하거나 출발하지 않은 듯 보였다. 시민들이 지적한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본 기자는 오늘(14일) 오후 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따라가 봤다.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익산역, 모현동 익산우체국, 배산체육공원, 원광대학교 앞, 영등동 홈플러스와 전자랜드 사거리 그리고 팔봉기안아파트 입구 앞을 지나 서동공원에 도착하는 코스였다.

홈플러스 건너편 2시 38분 도착 예정인 버스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다시 전자랜드로 이동해 기다려봤다. 2시 50분 도착이라고 적혀 있지만 3시에 도착했다. 흠플러스에 버스는 적어도 2시 58분 쯤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에서 전자랜드 사거리까지 신호등에 걸린다고 해도 2분 이내면 오는 거리이기 때문이다.(이 구간 시간표에는 12분 거리로 적혀 있어 이해가 가질 않았다. 평균 2분 거리다)

팔봉동 기안아파트만 정확하게 지켰다. 3시 3분 도착. 버스가 10분 넘도록 도착하지 않으면 떠난 것으로 보고 버스 이용을 포기한다. 1시간 이상 버스를 기다렸다가 갈 관람객은 많지 않다. 이와 반대로 첫 출발지부터 많은 관람객이 승차해 더 이상 태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팔봉동에서는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그래서 1시간 간격은 너무나 길다.

이를 지적하고 각 승차구역의 도착시간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1시간 간격 때문이다. 최소 20분, 최대 30분 간격이면 조금 늦거나 빠르더라도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한 관람객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어제(13일) 오려고 버스를 기다렸는데 버스가 오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떠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결국 자가용을 이용해 찾았다"고 밝혔다.

또한 한 관람객은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려고 기다리다 못해 화를 내기도 했다. "집에 가기 위해 30분 전부터 기다렸는데 자리가 없어 결국 버스를 보냈더니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화가 났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렇다보니 버스를 안내하던 자원봉사자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여기서 문제는 축제장으로 오는 관람객은 분산되지만 시내로 가기 위한 관람객은 몰려 들 수 밖에 없다. 오늘(14일) 축제장에서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기다리고 있었다. 45인승 버스이기에 좌석은 다 찼다. 그리고 입석으로 갈 관람객을 태웠지만 역부족이었다.

▲ 오늘(14일) 오후 5시 30분에 행사장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하지만 인원초과로 승차하지 못한 일부 관람객은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불만을 터뜨렸다.(사진 = 오명관)

이 버스는 떠난 뒤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축제장을 둘러보는 데 약 2시간 남짓이고 버스를 타기 위해 최소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곳 저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이 안내를 위해 젋은 여성 자원봉사자 1명이 불만을 들어줘야만 했다.

교통문제에 대해 한 가지 더, 익산고등학교에서부터 행사장 도로 주변에 주차를 못하도록 라바콘(꼬깔모양의 교통안전시설)을 세워놨지만 곳곳에 비집고 주차한 차량들로 인해 잠시 정체가 생기기도 했고, 비표가 없으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음에도 상당수의 비표없는 차량이 주차돼 있어 원칙과 형평성이 무너졌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예산과 축제를 만드는 주체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축제를 주관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나중에 논하기로 하고 예산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서동축제 총 예산은 5억 원. 이 예산 안에는 홍보, 무대 설치 및 인건비, 셔틀버스 운영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익산시 예산서를 들어가 살펴보니 서동축제 예산으로 5억 원 책정돼 있을 뿐 다른 것은 없었다.

이에 매년 가을철에 열리는 익산과 이웃으로 있는 완주군 와일드푸드축제 예산과 비교해 봤다.

와일드푸드축제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한 완주군 대표축제로 발돋움했다. 올해 예산은 보니 와일드푸드축제 예산이 7억2400만 원(국비 8400만, 도비 7000만, 군비 5억7000만)이다. 이 축제보다 수 년 먼저 시작한 서동축제는 국비는 커녕 도비마저 받질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더구나 와일드푸드축제는 민간행사로 넘겨 '민간행사사업 보조비'로 책정돼 있다. 그런데 이게 전부일까?

아니였다. 홍보와 셔틀버스 예산은 완주군이 별도로 마련했다는 점이 서동축제와 다르다.

완주군은 올해 와일드푸드축제(행사장 : 고산자연휴양림, 전주에서 약 1시간 거리)에 투입할 셔틀버스 총 40대 3일간 운영비로 7800만 원을 포함해 홍보비 등  총 3억4000만 원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해 실질적으로 총 예산은 10억6400만 원이라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와일드푸드축제 차량 운행을 살펴보니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출발하는 버스인 1코스, 전주역에서 출발하는 버스인 2코스, 완주군청에서 출발하는 버스인 3코스로 각 코스마다 20분 간격으로 운행했다.

또한 전주한옥마을과 삼례문화예술촌 관광객을 끌어 들이기 위해 3시간 간격으로 셔틀버스가 운행됐고, 고산시장과 고산초교 등에 마련돼 있는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했다.

문화재단은 이러한 상황임에도 서동축제가 익산대표 축제로 성공적이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참으로 민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