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민선 6기를 맞아, 그간 논란이 되어 왔던 부채의 실체를 수면위로 드러내면서 재정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음을 인정하고 부채상환을 위한 재정비상체제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1년 전 오늘(8일) 당시 이종석 부시장은 '익산시 부채! 과연 걱정할 일인가?'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익산시의 부채는 심각하지 않다고 한 이후 1년 만에 뒤집혔다.

▲ 익산시 김용범 안전행정국장이 브리핑룸에서 익산시 부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당시 이 부시장은 "민간투자사업은 시가 재정상 시행하지 못하는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적기에 추진하기 위해 시 의회의 동의를 얻어 추진한 모현도서관, 복합문화센터, 하수관거정비, 가축분뇨처리시설, 하수종말처리장 설치 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3년 5월말 현재 부채잔액은 3천609억 원으로 지방채 1천971억 원, 민간투자비 1천638억 원(부채규모는 시비기준이며 지방채 이자와 민간투자사업비의 운영비는 포함되지 않음)"이라고 말했다.

"익산시는 생산적 투자로 인해 일시적으로 지방채가 증가됐으나 2012년도 220억 원 조기상환에 이어 2013년에도 300억 원을 조기상환할 예정이며 산업단지 분양대금 회수를 통해 10년 앞당겨 2016년까지는 지방채를 모두 상환할 계획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간투자비는 2034년까지 연평균 78억 원 씩 장기 분할 상환하므로 1조 원을 앞두고 있는 시 재정에 견주어 볼 때 큰 압박 없이 상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늘(8일) 김용범 안전행정국장은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민선4기 익산시는 노후된 청사의 신축 대신 일자리창출과 지방세수 증대를 위해 산업단지조성을 선택하고 1,464억 원의 지방채를 차입하면서 분양금으로 2016년까지 지방채를 모두 조기상환할 계획이었으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과 불경기로 인한 투자위축으로 기업유치 여건이 나빠져 2016년까지 조기상환은 사실상 어려운 입장이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분양률이 73%이고 2016년까지 분양이 다 완료되면 조기상환할 수 있다고 이한수 전 시장이 말한 것과 상반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산업단지 지방채는 그간 공기업 특별회계에서 300억 원을 조기상환하고 현재 1,164억 원의 잔액이 남아있지만, 이자 245억 원을 포함하면 총 1,409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만약 공기업 특별회계가 재원부족으로 상환기간이 도래한 지방채를 갚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일반회계에서 지원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4년도 본예산 편성시에도 익산시는 재원부족으로 일부 국도비사업에 대한 시비부담을 하지못했고, 심지어는 연금부담금이나 직원 성과금까지도 일부 편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특별회계의 재정부담까지 떠안게 된다면 나중에는 직원의 보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심각함을 드러냈다.

또한 "읍면동 청사 신축비용과 신재생 자원센터 건립에 따른 지방채잔액 601억 원은 신재생자원센터의 전기ㆍ온수 판매수익금 연 17억 원으로 이자를 지급하며 계획기간내에 상환할 예정이었으나, 부채압박과 재정에 대한 시민의 우려를 덜고 시급히 재정안정을 구축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조기상환 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민간투자사업비이다. 현재 일반회계 지급대상 사업중에는 모현도서관과 가축분뇨처리시설만 준공돼 있어 2014년도에는 임대료(상환금)와 운영비를 포함 83억 원을 지급하였으나, 2015년 예술의전당이 완공되면 시에서 지출해야 하는 임대료(상환금)와 운영비는 총 126억 원이 된다.

하수도 특별회계에서 지출되는 하수관거정비나 환경기초시설 또한 2014년도 임대료(상환금)와 운영비 포함 172억 원을 지급했으나, '09하수관거 정비사업' 완공으로 2015년 민간투자비 지급액은 임대료(상환금)와 운영비를 포함 194억 원이 된다.

즉 2014년 7월 1일 현재 익산시의 부채잔액은 3,338억 원이지만 이자 375억 원과 운영비 4,111억 원을 합하면 시의 재정부담은 7,824억 원이 되는 셈이다.

지방채는 이자를 포함해 2026년까지 연평균 178억 원, 민간투자비는 운영비를 포함해 2034년까지 연평균 271억 원씩을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당분간은 보안등이나 가로등 설치 등 생활편익시설, 하수도나 마을진입로 포장 등 주민숙원사업의 추진에 차질이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재정의 심각한 위기를 감지한 박경철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재정 비상체제를 선언하고 모든 사업에 대한 계속추진여부 재검토를 지시했고, 각 부서에서 검토 결과 56억 원의 절감액을 도출했으며 이는 1회추경시 16억 원은 지방채 조기상환재원으로, 40억 원은 당초 KTX서부역사 진입로 공사비로 차입예정이었던 지방채의 발행을 취소하고 재원대체 예산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익산시는 부채조기상환을 위해 현재 추진중인 계속사업을 취소 또는 축소, 연기하고 각종 위탁시설과 통합기금 운영방안을 검토해 한푼의 예산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노력하며, 민간보조사업(민간경상, 민간행사, 민간자본, 사회단체보조금)은 사전심사를 강화해 많은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는 사업에 한해 최소한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한편, 세입을 증대시키기 위해 체납지방세 및 세외수입 징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현재 준공단계에 이른 예술의 전당, 육아종합지원센터, 도시보건지소등도 최소한의 예산을 투입해 운영하며 불요불급한 세출 예산은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재정 내실화를 기해 향후 2년 내 지방채를 모두 상환하고자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