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월) 프랑스 오세나 경매소에 경매된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1세의 2각모자 (Bicorne) 구매자가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라고 알려지면서 국내는 물론 외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해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익명의 한국인이라는 보도가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림의 김홍국 회장이라고 보도되자 하림측은 다음 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회장은 평소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1세의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정신을 높이 사왔으며 기업가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의미에서 마침 경매로 나온 나폴레옹 1세의 2각 모자를 구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퐁텐블로의 오세나경매소에서 진행된 이날, 김 회장이 대리인을 통해 188만4000유로(한국돈 약 25억8000만 원)에 이 모자를 낙찰받았다. 그런데 경매소 측은 당초 낙찰가로 30만~40만 유로(한국돈 약 4억~5억5000만 원)정도를 예상된 금액은 한 일본인과의 경쟁(?)에서 이겨 예상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김 회장 측은 구입하게 됐다.

이와 아울러 김 회장은 모자 외에도 나폴레옹이 썼던 칼, 은잔과 함께 당시 화가가 그린 나폴레옹 초상화 등을 낙찰받는데 약 11억 원의 돈을 더 지출했다는 이투데이가 보도해 실제로는 총 36억8000만 원인 것으로 보인다.

이투데이는 "모자를 구입한 이날, 주식은 올 상반기보다 반토막이 난 상태로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모든 매체가 모자를 구입한 것에 대한 보도만 있을 뿐 이를 지적하는 매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냉철하게 바라 본 것으로 보인다.

이 매체에 따르면, "그룹 대표 계열사 하림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1.25% 하락한 3960원에 마감했다. 올 상반기 7000원에 머물던 주가가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실적도 좋지 않다. 하림은 3분기 영업손실 45억9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지 본 기자가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주식 변동상황을 살펴 보니, 올 6월에는 6800원대를 보였다가 최근에는 4000원 이하로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하림의 주가변동 상황(출처 : 다음)

더구나 지난 10월엔 하림이 유통기한이 13일이나 지난 1만4000마리 분량의 닭가슴살을 보관하다 적발된 일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은 사실이 있었다는 것 또한 이투데이는 지적했다.

2년 전인 2012년에는 하림이 거짓광고 논란도 있었다.

2012년 10월 5일에 열린 당시 정부과천청사에서 농림수산식품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김영록 의원은 “하림은 상품에 국내산이라고 광고했지만, 하림에서 나온 닭 가슴살 통조림의 성분표시를 봤을 때 수입산 닭 가슴살의 함유량이 80%로 나와 있다”며 "결국 하림에서 생산되는 통조림의 경우 실제 국내산 닭은 20%밖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김홍국 하림 회장은 증인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하림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98%가 국내산이고, 나머지 2%는 수입산”이라면서 “통조림 제품의 2%는 수입산에 속한다”고 말해 100%가 아님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은 2개의 지주회사가 얽혀 있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제일홀딩스가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며, 중간 지주회사격인 하림홀딩스와 다른 상장사들을 거느린 형태 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스핌]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제일홀딩스는 상장사인 하림홀딩스·팜스코·선진·하림의 최대주주에 올라와 있다. 또한 제일사료·멕시칸산업등의 비상장 법인들도 거느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간 지주회사격인 하림홀딩스를 통해 NS쇼핑·한강씨엠 등 다른 비상장법인들도 지배해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제일홀딩스는 하림의 최대주주로 지분 47.8%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김홍국 회장(7.3%)과 한국썸벧(6.9%)이 지분을 갖고 있다. 제일홀딩스의 2대주주 한국썸벧은 지난 1999년 설립된 동물약품제조업체다. 준영씨가 100% 지분을 소유한 올품은 한국썸벧의 100%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준영씨는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 구조로 지배력을 고스란히 확보한 셈이다. 올품은 지난 2012년 말 제일홀딩스와 농수산홀딩스의 흡수합병 과정에서 제일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해 제일홀딩스의 3대 주주에 올라섰다. 당시 올품의 최대주주가 김 회장에서 아들로 대물림 됐다"면서 "다만 현재 준영씨는 올품의 주주로만 등재되어 있을 뿐, 베일에 싸여 있어 향후 하림의 승계 구도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김 회장의 아들인 준영씨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올품'의 재무제표(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2011년 매출액 709억, 영업이익 84억, 당기순이익 47억이다. 2012년 매출액 861억, 영업이익 91억, 당기순이익 639억인 반면 지난해(2013년) 매출액 3463억으로 1년만에 엄청나게 뛰었다. 영업이익은 167억, 당기순이익은 369억이다. 이 때문에 일감몰아주기와 사전 상속의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013년도 매출액은 엄청나게 뛴 반면 당기순이익은 2012년도보다 50%가까이 줄어 들었다.

그렇다면 하림은 지방세를 얼마를 납부하고 있을까?

2009년 자료에 의하면, 재산세 외 375건으로 4억1천1백여만 원, 2010년에는 지방소득세 외 492건으로 7억4천7백여만 원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림의 연 매출은 4조8000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회장의 모자 구입에 대해 SNS에서는 성토가 이어졌다. "기업 차원의 돈이든 개인 사유의 돈으로 구입했든 알바는 아니다"면서도 "하림이 직원 급여며 복지가 좋다는 소문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적었다.

"돈없는 저 같은 일반 서민의 생각으로는 영~~ ㅎㅎㅎ"이라고 표현한 뒤, "하림 제품 울 아들 엄청 먹었는데 이제는 그만 먹이고 싶은 마음까지"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물론 모자 구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각은 부정적인 면이 더 큰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 사회공헌도가 매우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이가 매우 많다는 점에서 하림 측은 이를 무시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