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익산네트워크와 원광대학교 인문대학 학생회를 비롯 8개 단과대학 학생들이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각각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먼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익산네트워크(이하 익산네트워크)는 "박근혜정권은 역사왜곡 중단하고 민주주의와 민생경제를 살려야 합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청소년이 가장 불행한 나라, 청년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나라, 노인들이 가장 많이 자살하는 나라가 안타깝게도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이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익산네트워크는 "이 엄중한 시기에 자기 정치적 계보의 이익만을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는 자들이다"며 "현 정권은 민주주의와 민생을 파탄낸 것도 모자라 자신들의 영구집권을 모의하기 위해 소중한 역사를 왜곡시키려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고등학교 교과서는 교육부의 집필지침에 따라 집필하고 이행해 검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교과서를 좌편향이라면 이제까지 청와대부터 교육부를 이끌어가는 책임자 모두 국가보안법 등 국가변란에 관한 법률로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익산네트워크는 "박근혜정권은 역사학자, 역사교사, 역사전공 학생은 물론 상식을 지닌 대다수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무가내로 밀어 붙이고 있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저열한 거짓 선전을 자행하고 이념 대립을 조장함으로서 사회적인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 (위) 27일(화) 오후 2시에 원광대학교 남문에서 원광대학교 인문대학을 비롯 8개 단대학생회 동아리 대표들이 나와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사진 = 오명관) (아래) 27일(화) 오전 11시에 익산시청 현관 앞에서 한국교과서 국정화저지 익산네트워크 시민단체 대표들이 기자회견하고 있는 모습.(사진 = 오명관)

원광대학교 인문대학 학생회(이하 원대 인문대학생회) 등은 "정부와 교육부는 지난 10월12일 역사교과서 편찬을 국정화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역사를 다시 과거로 회기하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각계 각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부친 국정교과서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어 "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금의 교과서가 ‘좌편향’ 돼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대사에서 독립운동, 민주화운동 등 민중들의 저항의 역사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으며 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자들이 예전에 내놓은 교학사 교과서를 보면 좌편향, 우편향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과 왜곡의 문제다"고 꼬집었다.

원대 인문대학생회는 또 "교학사 교과서를 보면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규정하면서 일제시대 이전의 역사를 포기하고 있다. 우리 헌법에도 명시돼 있 듯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 나라이지만 교학사 교과서의 주장대로라면 3.1운동 등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일제에 저항했던 독립운동가들은 없는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워온 것이 되는 것이다"며 "이는 뉴라이트 사관을 가진 역사학자들이 친일세력을 비호하기 위해 주장하는 내용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라고 이름을 명시하고 있지만 그 절차를 보면 절대로 올바른 교과서라고 부를 수 없다. 학계, 시민단체, 대부분의 시민들이 국정교과서에 반대의견을 표명해 왔고 이 상황에서 학계와 시민사회단체들과 의견을 조율하거나 설득시켜 갈 생각을 하진 않고 찬성한다고 하는 일부의 여론조사만으로 일방적으로 국정화를 진행시켰다"고 이들은 밝혔다.

"심지어 이미 지난 9월부터 국정화 준비를 위한 21명의 TF를 꾸렸다는 제보도 나왔다"며 "이는 이미 어떤 여론이 나오든 통과시키겠다는 것으로 절차상의 민주적 방식은 찾아볼 수 없다. 일부의 사람만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왜곡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대 인문대학생회는 "이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한 전국의 대부분의 대학에서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으며 우리 원광대를 비롯한 전북지역 대학 교수들도 집필을 거부하기로 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박근혜정부와 교육부, 여당은 국정교과서를 철회하고 다시 되돌려 놔야 한다. 역사는 한민족의 자산이다. 역사를 자기 입맛에 맡게 왜곡하고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일이며 국정교과서를 철회하지 않을 시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