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리여자고등학교 정문 앞에 있는 무궁화야학교 입구. 낡은 건물이지만 이곳에서 꿈을 키우는 약 50여 명(초중고 과정)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지난 5일(수)에 가졌던 2015학년도 제 2회 검정고시에서 익산 무궁화야학교(교장 구연식) 학생들이 80%의 합격률을 보였다.

초등부 1명, 중등부 6명, 고등부 17명으로 총 24명이 접수한 가운데 평일에 검정고시를 치루다보니 직장에서 휴가를 내지 못하는 등으로 불가피하게 응시하지 못한 4명(중등 1명, 고등 3명)을 제외하고 총 20명이 응시해 지난 25일(화) 합격자 발표에서 초등 1명, 중등 5명, 고등 10명으로 총 16명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이렇게 합격률이 높아진 배경에는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물론 아무런 댓가없이 최선을 다해 수업에 임해 준 교사들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궁화야학교 졸업생을 비롯 7~80년대 교사로 봉사했던 당시 교사ㆍ학생들로 구성된 후원회(회장 장갑수)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올해 폭염으로 무더웠음에도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서동로타리클럽(회장 고순금)에서 각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주는 등 열악한 환경을 개선시켜주기 위해 도움주는 분들의 힘도 한 몫 했을 것이다.

▲ 김광매 씨

특히 중국 조선족으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2008년도에 이곳 익산으로 들어와 살고 있는 김광매(35ㆍ익산시 부송동)씨는 9살과 8살 2명의 자녀를 둔 주부이자 직장인으로 지난 2월 무궁화야학교에 입학해 단 2개월 만에 초등 과정을 합격했고, 또 다시 4개월 만에 중등 과정마저 합격해 불과 6개월 만에 초ㆍ중등 과정을 마치고 이제 고등 과정만 남겨두고 있다.

사실 김광매 씨는 중국에서 최종 학력은 고졸로 한국으로 귀화한 상태에서 대학교에 도전하려고 했지만 학력 인정서가 필요했다. 그렇지만 학력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중국으로 가 몇 개월 가량 서류를 제출하고 학교를 찾아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매우 커 고민을 했다고 한다.

이에 김광매 씨는 "한국은 모든 서류가 잘 관리되고 전산망이 잘 갖춰져 있어 단 하루만에 찾아내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아 직접 학교를 방문해 서류를 찾아야 하는데 그 서류를 찾는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중국에서 몇 달 동안 있을 여유가 없기에 다시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검정고시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다시 공부하려고 했지만 방법을 몰라 있을 때 둥지아동극단의 김순임 대표가 무궁화야학교를 소개해줘 다니게 됐고 모든 면에서 만족하고 있으며, 특히 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가르쳐줘 저도 고등과정을 다 마치면 무궁화야학교에서 봉사할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 자료사진(검정고시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무궁화야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결혼이주여성도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다. 사진 속의 교사는 박봉수 현 익산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으로 고등부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다)

한편 무궁화야학교는 오늘(31일) 오후 7시에 수료식을 갖고 내일(9월 1일)부터 내년 4월(2016학년도 제 1회)에 있을 검정고시를 위해 힘찬 출발을 시작한다.